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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오?흐음, 그러면 십오위는 서른두 명이고. 십육위는 예순네 덧글 0 | 조회 146 | 2019-06-03 16:23:24
최현수  
무엇이오?흐음, 그러면 십오위는 서른두 명이고. 십육위는 예순네 명. 으음 더 이상은 계산도 안 되네.고니시. 아직도 우리와 손을 잡지 않으려느냐? 너는 두렵지도 않느냐?왜 할 일 없이 거짓말을 하겠어요! 의심나면 좌수영 가서 아무에게나 물어 보라구요! 여러분 병이 걱정되어서 와 주신 건데.그래도 은동이 겁을 먹어 벌벌 떨자 남자는 은동의 따귀를 사정없이 철썩철썩 후려갈겼다. 은동은 눈에서 별이 와르르 쏟아지는 것 같았지만, 덕분에 정신은 조금 드는 것 같았다. 화가 치밀어 올라 정신이 돌아온 것인지도 몰랐지만.아저씨, 왜 그러세요!호오, 그러한가? 그런데 성이 희귀하군. 태을 씨 성을 가지시었는가? 처음 듣는 성인데?그렇다면?그러자 석성은 조금 달라진 안색을 얼버무리려 하며 말했다. 석성은 이미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오히려 화가 나자 마음이 더 조급해지고 생각이 흩어지는 것 같았다.- 무엇이? 저놈이!그러나 은동은 비록 말로는 아무 것도 듣지 못했지만, 이순신의 그런 쓸쓸함에 말로 다할 수 없는 깊은 공감을 느끼고 배 밑창 선실로 돌아와 까닭도 모르는 채 눈물을 흘렸다. 둔갑술을 써서 은동의 옆에 다가온 흑호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지만 은동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왜 눈물이 나오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은동은 그 이후 시간만 나면 이순신에 대해 두고두고 생각에 잠기는 버릇이 생겼다.이순신은 점점 잦아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하다가 갑자기 고함을 쳤다.은동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좋다!은동이는 자신의 아버지인 강효식이 붙잡혀 있는 것을 그냥 두고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은동이는 천하장사의 신력을 지니고 있으니 여기 있는 자들 몇 명쯤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었다.은동은 태연히 대답한 다음 산삼을 대강 두 냥쭝으로 잘라 선뜻 사내에게 내밀었다.와키사카 야스하루는 알려진 장수답게(?) 재빨리 만사를 포기하고 비상시를 위해 준비해둔 전용선에 올랐다. 와키사카의 관직은 나카무쇼노스케(中務少輔 중무소보)라고 하여, 이른바 8부 장관
태을사자와 만나는 자리에서 상문신은 이렇게 말했다.아 예. 이런 건 언제 얻었나요?그럴 만도 하죠. 명의시니까.그러자 태을사자도 담담히 되받았다.그때 석성과 이덕형의 대화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 이야기가 끝난 두 사람은 원군 파병 이외의 일반적인 화제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태을사자는 그 이야기를 조금 들어보다가 굳이 들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런데 문득 한 마디의 말이 태을사자의 귀를 후려치듯이 들려왔다.둘 다 참 기이하네. 둔갑이 그리 서툴러서 어째? 내가 보기에는 둘이 다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게 좋겠어. 그리고 태을사자, 댁은 앉은뱅이 행세를 하는 게 낫겠어.려는 하나의 마수로 된 존재가 아니었다. 놈은 수억 마리의 작고 작은 벌레(려충 : ?蟲) 같은 것이 모여서 이루어진 존재였다. 그러니 화살이나 검 같은 무기들이 전혀 소용없는 것이 당연했고 법력이 막강한 태을사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다음날, 그러니까 7월 8일 새벽, 조선수군의 모든 판옥선들은 노를 힘껏 저어 아직 어두운 바다로 출항하기 시작했다. 새벽의 여명이 비칠 때쯤 속도가 빠른 판옥선들은 곧 견내량 앞바다에 이르렀다. 조선군은 이미 준비를 갖추어 병사들이 배불리 먹고 긴장을 하고 있었지만 왜군은 아직 잠에서 채 깨지도 못했을 터였다.결국 은동이 지니고 있던 산삼 세 뿌리는 어느 결에 없어져 버렸다. 더 이상의 약재는 없었다. 약이 있어야 치료를 할 수 있기에 은동은 잠시 뒤켠으로 가서 을척을 꺼냈다.흑호는 신이 나서 왜선들이 깨어지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바로 그때, 느닷없이 각 배마다 조선인으로 보이는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갑판으로 끌려나오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그러자 이덕형은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뭐유?흠, 은동아. 혹시 내 법기인 묵학선을 본 적이 있느냐?어서!수십척에 이르는 왜선들이 이미 이순신의 명대로 키와 노, 돛대를 잃고 조금씩 조금씩 부서져 나가며 전력을 상실하여 가고 있었다. 와키사카가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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