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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상인들의 세계에도 사막에서 레몬액을 뿜어내는 것과 마찬가 덧글 0 | 조회 36 | 2021-04-20 20:38:12
서동연  
무정한 상인들의 세계에도 사막에서 레몬액을 뿜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중한 장례식에서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에 눈물을 펑펑 쏟을 수 있는 그런 온화한 괴짜적인 면이 있었다. 레오의 머리는 곱슬이었고, 로마 신화에 나오는 반은 사람, 반은 양의 모습을 한 목신의 입술을 지녔으며 칠현금과 월계관만 갖추면 방화범인 네로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었다.하지만 플로렌티노는 그에 대한 응답을 하고 싶어도 그의 방망이질을 하는 심장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결국 그가 항상 자신의 적으로 여기고 있던 우르비노 박사와 자신은 똑같은 운명의 희생물이고 공통적으로 위험스런 열정을 지녔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었으며 그들은 같은 멍에에 매인 두 마리 동물이었다.남은 것은 전설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래도 뭔가를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며 거리로 몰려 나왔다. 사홀에 걸친 애도 기간이 설정되었고, 공공 건물들은 조기를 게양했으며, 유해가 가족 묘지에 안치될 때까지 모든 교회의 종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우연히 그때 그 도시에 머무르고 있던 어느 유명한 화가는 우르비노 박사가 앵무새를 잡기 위해 사다리 위에서 손을 뻗치고 있는 장면을 커다란 화폭 위에 사실적으로 그려냈다.그러나 그렇게 수많은 기억들 중에서도 이름도 알 수 없었던 어떤 소녀와의 추억은 잊혀지지 않았다. 그녀와는 하룻밤의 반도 채 같이 지내지 못했지만 그의 남은 일생 동안 카니발에서의 난폭한 행동을 무력화시키기에 층분한 것이었다.그러나, 토요일 밤 댄스 파티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그녀 없은 파티는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지난 밤, 내가 그의 곁을 떠났을 때, 그는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녀가 말했다.당신이 더 악당입니다. 박사님.여보, 걱정하지 말아요 그건 내 잘못이었소.나무를 잘라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지면 다섯시 이후에 다시 오겠다며 집을 떠난 그들은, 집에서 나가는 길에 테라스와 거실에 온통 진흙 발자국들을 새겨 놓았고, 페르미나 다자가 가장 아끼는 양탄자까지 짓밟아 놓
그때는 그가 파리 유학중이었기에 아내와 함께 나누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되는 추억거리였다. 그것은 빅톨 위고에 관한 추억으로 그때 그는 작품과는 무관한 열렬한 명성을 누리고 있던 사람이었다. 실제로 아무도 직접 그 말을 듣지 못했지만 사람들을 위한 헌법이 아닌 천사를 위한 헌법이어야 한다는 말을 그가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부터 그에게 특별한 경의를 표하게 되었으며 프랑스로 여행한 사람들은 대개 빅톨 위고를 보기 위해 찾아다녔다. 쥬베날 우르비노를 포함한 여섯 명의 의과대학 학생들은 일로 가에 있는 그의 집 앞에 죽치고 앉아 있기도 했다. 그가 어김없이 꼭 들르곤 한다는 카페도 찾아다녔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결국 리오네그로 헌장의 천사들이라는 이름을 적고 사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답장은 받지 못했다.페르미나 다자가 자신을 붙들고 있는 죽음의 함정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한 것은 우둔한 시누이나 반쯤 미친 시어머니가 아니라 바로 남편인 쥬베날 우르비노 박사였다. 그녀는 남편의 직업적 권위와 세속적인 매력 뒤에 숨은 그러한 면을 알아차린 것이 너무 늦었으며 그녀가 결혼한 그 남자는 무기력한 인간이었다. 쥬베날 우르비노 박사는 그의 가문의 사회적 비중으로 뻔뻔스럽게 만들어진 불쌍한 악마였다. 페르미나 다자는 갓 태어난 아들에게서 위안을 구했다. 그녀는 아들에게서 전에는 느껴 못했던 자유로운 안도감을 느꼈으며 태내에 있던 아기를 산파가 꺼내어 그녀에게 보여 주었을 때, 피로 범벅이 된 채 목에는 탯줄이 감겨 있는 것을 본 이래로 자기가 아들에게 손톱만큼의 애정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에 스스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그런 추억 중에서도 쥬베날 우르비노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있었다.마침내, 일행은 노새를 타고 바닷가 습지 지대인 프에블로 브에즈의 방파제로 갔다. 페르미나 다자는 어릴 때 몇 마리의 황소들이 끄는 작은 마차를 타고 어머니와 그곳을 거닐던 상념에 잠겼다. 페르미나 다자가 어느 정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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